눈여겨볼 만한 아이돌 멤버들 [웹진 웨이브]

매니아의 음악 서재

눈여겨볼 만한 아이돌 멤버들 [웹진 웨이브]

2017.08.25
Special

눈여겨볼 만한 아이돌 멤버들

"대체 그 많은 아이돌 멤버 이름을 어떻게 외워요?" 기자 일을 하다 보면, 주변에서 종종 듣는 얘기다. 물론 한 달에 서너 팀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때가 있고, 그럴 때는 멤버 이름은커녕 그룹명 외우기조차 벅차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오히려 힌트가 되어주는 멤버들이 있다. 여기저기서 센터의 역할을 강조하지만, 꼭 센터가 아니라도 팀의 색깔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이들이 분명 존재한다.

이번 화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멤버들이 바로 그런 이들이다. 이름을 기억해둬도 좋을 것 같은, 이곳 저곳 숨어있는 매력적인 멤버들을 소개한다. 이 글을 보고 난 뒤에 꼭 무대까지 찾아보기를 권한다. 필자가 언급한 멤버 외에도, 어떤 장점을 눈여겨보느냐에 따라 누가 "최애"가 될지는 모를 일이니까.

글 | 박희아 (웹진 웨이브 에디터)

Wanna One

배진영

Wanna One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아이돌 그룹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멤버 각각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독 특이한 서사로 Wanna One에 합류한 멤버가 있는데, 그가 바로 배진영이다.

Mnet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부터 유독 자신감 없는 모습 때문에 오히려 화제가 됐고, 요즘은 청춘영화 주인공처럼 생긴 사랑스러운 외모로 덕택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보면, 독특한 보이스가 귀에 들어온다. 톤이 낮으면서도 발성이 무척 깔끔하고, 멜로디에 달라붙기보다 공기 중에 부유하는 듯한 공간감을 남긴다는 점이 흥미롭다. 사실 메인보컬이나 리드보컬이 아님에도, 남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소리를 지니고 있다는 건 대형 그룹의 멤버로서 매우 큰 장점이다.

Wanna One

박우진

< '에너제틱' MV 캡처 >

Wanna One 멤버를 둘이나 소개한다고 해서 불편해할 이가 없기를 바란다. 사실 Wanna One의 무대를 유심히 봐온 사람이라면, 박우진의 랩과 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기가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자주 파트가 맞물리는 강다니엘과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 더욱 눈에 들어온다. 원래 박우진은 "프로듀스 101"에서 순위 역전의 아이콘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드라마틱한 역전이 가능했던 진짜 이유라면, 미션이 진행되는 동안에 그가 뛰어난 무대 장악력을 보여주었기 때문 아닐지.

브랜뉴뮤직 소속이라는 이름값에 부응하듯, 박우진은 매우 안정적인 발성과 플로우로 랩 파트 전반을 지탱한다. 춤을 출 때에는 파워풀하게 개별 동작을 소화하면서도, 자신만의 확실한 그루브가 있다. 또렷한 춤선을 지닌 멤버를 보고 싶다면 박우진의 무대를 추천한다.

PRISTIN

레나

< 'WEE WOO' MV 캡처 >

데뷔곡 'WEE WOO' 뮤직비디오에서 공중전화 박스를 탕탕 치던 멤버를 기억하는지. 앰뷸런스 불러달라고 외치던 바로 그 소녀가 레나다. 'Black Widow' 무대에서는 장난기를 버리고 서늘한 눈빛으로 나타나서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기도 했다.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답게 멤버들 대부분이 장신이다. 레나는 그중에서 가장 키가 작은 축에 속한다. 하지만 랩 파트를 주로 맡으면서 어떤 멤버보다 터프하고 쾌활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는 게 레나의 매력. 어떤 아이돌 그룹 멤버들 사이에 섞여있어도 주눅 들지 않을 것 같은 씩씩한 기운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이번에 내놓은 'WE LIKE'에서도 레나는 역시 강하고, 예쁘다.

NCT DREAM

제노

리더인 마크가 바지런히 팀을 이끌고, 한편에서 제노는 여유로운 미소로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정돈한다. 무대 위에서도 제노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좀 더 탄탄하게 발달한 어깨와 길쭉한 팔다리로 퍼포먼스에 묵직함을 불어넣는다. 미성년자로만 꾸려진 NCT DREAM 멤버들 중에서 가장 듬직한 분위기를 지닌 멤버를 꼽으라면, 자연스럽게 그가 떠오르는 이유다.

평소에 특별히 행동을 과장되게 하거나 말을 많이 하는 편도 아니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나 리얼리티 방식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나 유독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그 덕택에 한두 번씩은 꼭 눈길이 가는 멤버다. 이는 제노가 밝고 끼 많은 DREAM 멤버들 사이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위키미키

지수연

위키미키에는 최유정, 김도연만 있는 게 아니다. 동글동글한 눈을 빛내며 중요한 보컬 파트마다 치고 나오는 발랄한 소녀. 위키미키의 리더이자 매력적인 보컬 지수연은 10대에게 어필하겠다는 팀 이미지에 착 붙는 개성 있는 목소리로 귀를 잡아 끈다.

< 'I don't like your girlfriend' MV 캡처 >

팬들과 소통하는 실시간 라이브 영상에서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웃고, 별달리 꾸미지 않는 담백한 모습으로 수다를 떤다. 간혹 애교가 없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곤란해 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는데, 사실 애교가 좀 없으면 어떤가. 다소 정신 없는 퍼포먼스로 관객의 혼을 빼놓는 타이틀곡 'I don't like your girlfriend'도 지수연의 단단한 목소리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다. 적어도 신인 가수에게는, 그것보다 멋진 장점이 존재하기 어렵다.

NU`EST

아론

NU`EST이자, NU`ESTW로 유닛 활동을 시작한 아론. 그를 쭉 지켜봐 온 사람들은 오랜만에 팀과 피처링 무대를 오가며 활동하는 아론의 모습을 누구보다 반기고 있을 것이다.

NU`EST 멤버들 중에서 가장 또렷하고 진한 인상을 지닌 멤버지만, 아직까지 어색한 한국말 때문에 때때로 팬들 앞에 귀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반전 못지않게 랩과 노래에서도 정반대의 이미지를 그려내는 아론이다.

'있다면'에서는 덤덤하지만 애상적인 느낌을 살려 기다림의 감정을 표현하고, 레이나의 '밥 영화 카페'에서는 보다 가벼운 톤의 랩으로 남자친구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또한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는 달리, 유달리 무대에서 정적인 매력이 부각된다는 점도 그만의 특징이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