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리더 모아보기: 걸 그룹 편 [웹진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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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리더 모아보기: 걸 그룹 편 [웹진 웨이브]

2017.04.07
아이돌 그룹 리더 모아보기

걸 그룹 편

한국 사회에서 통상적으로 걸 그룹에게 요구되는 몇 가지 요건이 있다. 첫째, 예쁠 것. 둘째, 예쁠 것. 셋째, 예쁠 것.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 많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외모야말로 걸 그룹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대체로 걸 그룹은 보이 그룹과 달리 팬덤 인기보다 넓게 퍼진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강자"의 위치를 점하게 된다. 팬덤 결속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세대, 다양한 집단의 눈에 모나지 않은 인상을 남기려 노력해야 한다. 이런 까닭에 음악적인 역량이나 그 외의 다양한 재능을 부각시키는 일에 앞서, 외모만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호감도를 최대치로 상정하는 게 먼저다.

허나 그 사이에서도 많은 걸 그룹 멤버들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정립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팀을 이끄는 리더들은 팀별, 개인별 고유한 정체성을 어필하기 위해 두 배로 부단히 노력 중이다.

보이 그룹 리더 편과 비교하면 음악적으로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하지만 어쩌랴. 이 또한 재능 있는 수많은 한국 걸 그룹 멤버들이 헤쳐 나가야 할 하나의 관문이다. 이에 오늘은 (가장 중요한) 외모를 비롯해, 갖가지 매력적인 요소를 지닌 걸 그룹 리더들을 꼽아본다. 이들을 향한 따뜻한 응원의 목소리를 기다린다.

글 | 박희아

PRISTIN (프리스틴)

나영

지난 3월 21일 데뷔한 프리스틴은 세븐틴이 소속된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에서 두 번째로 내놓은 걸 그룹이다. 여기에는 Mnet "프로듀스 101"을 통해 얼굴을 비췄던 멤버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그중에서도 나영은 최종 11인에 선발돼 걸 그룹 I.O.I 리더로 먼저 활동했던 이력이 있는 "신인 아닌 신인"이다.

나영은 본인을 설명할 때, 주로 "반전 매력"이라는 수식어를 쓴다. 170cm를 넘은 키에 사뿐해 보이는 발걸음. 겉보기에는 청순한 기운을 풍기지만 주 포지션은 랩이다. "스톤 나영"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나, 사실 동생들과 있을 때는 애교가 많은 언니라고. 아직까지 그의 랩 실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I.O.I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치가 그를 지금보다 뛰어난 가수이자, 한 팀을 이끄는 든든한 리더의 길로 이끌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구구단 (gugudan)

하나

아직까지 구구단이라는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혹은 "프로듀스 101"과 I.O.I 활동을 통해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몇몇 멤버들의 이름을 빌려와 "김세정 그룹" 내지는 "강미나 그룹"으로 부르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하지만 이 그룹에는 사랑스러운 인어공주 연기를 능청스럽게 해낸 센터 멤버가 있는데, 그가 바로 리더 하나다.

하나는 멤버들 중에서도 유난히 가냘픈 몸매를 지니고 있다. 덕분에 데뷔곡 'Wonderland'에서는 갓 잠에서 깨어난 인어공주 역할을 맡아 동화 속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연기를 보여주며 눈길을 끌었다. 현재 활동 중인 '나 같은 애'에서는 새침하고 도도해 보이는 캐릭터로 나르시시즘에 빠진 경쾌한 여성을 연기한다. 밝고 명랑한 느낌을 뽑아내는 멤버들 사이에서 색다른 느낌을 안겨주는 멤버다.

TWICE (트와이스)

지효

가장 안정감 있게 음악방송 라이브 무대를 소화하는 트와이스 멤버 중 하나로 어김없이 리더 지효를 꼽는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해왔고, Mnet "식스틴(Sixteen)" 출연 당시에도 이와 같은 소개에 걸맞게 안정적인 보컬, 춤 실력으로 팬들에게 응원을 받았다.

오랜 기다림, 그 끝에 데뷔와 성공이라는 열매를 동시에 딴 지효에게는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날 것이다. 보컬리스트로서의 능력치와 엔터테이너로서의 끼, 동그랗고 반짝이는 눈동자에 담긴 열정과 호기심까지 마음껏 터뜨릴 수 있는 무대가 지효에게 더욱 더 많이 주어지기를. 오래토록 걸 그룹 트와이스의 리더이자, 성실한 뮤지션으로 대중의 기억에 남기를 빈다.

Red Velvet (레드벨벳)

아이린 (IRENE)

레드벨벳 리더 아이린은 수많은 걸 그룹 멤버들 중에서도 "예쁘다"와 "잘생겼다"는 말을 동시에 듣는 몇 안 되는 인물일 것이다. 앞서 SM ROOKIES로 얼굴을 알리면서부터 꾸준히 외모로 칭찬을 받아왔고, 데뷔 이후에는 새 뮤직비디오가 나올 때마다 그의 예쁜 얼굴이 화제가 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다른 걸 그룹 멤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만 23세)에 데뷔했지만, 외모와 춤 실력 등 자신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꾸준히 팬을 늘려가고 있는 중이다. 콘셉트 소화력도 뛰어나다. 발랄하고 시끌벅적한 "레드" 콘셉트, 다소 무겁고 점잖은 "벨벳" 콘셉트 모두 여유롭게 소화하며 레드벨벳의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ID

솔지

EXID 리더 솔지가 어떤 가수냐고 묻는다면, 특별한 고민의 여지없이 "노래 실력이 좋은 가수"라고 답할 것이다. MBC "복면가왕"을 통해 이름을 알린 솔지는 이후 MBC "듀엣 가요제"에서도 오랫동안 얼굴을 비추며 여러 가지 장르의 곡을 멋지게 소화해 환호를 받았다.

시원한 디바형 보컬이지만, 한국 대중이 선호하는 애절한 발라드 정서 또한 무난하게 표현한다. 하지만 온갖 화려한 사운드로 만들어진 EXID의 곡을 부를 때만큼은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개성 넘치는 나머지 멤버들 사이에서 날카로운 고음으로 정확하게 음을 찌르고, EXID의 곡 전반에 굳건한 안정감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는 솔지가 발라드 그룹 2NB로 활동하던 시절의 곡도 살짝 소개해본다.

걸스데이

소진

오랜만에 컴백한 걸스데이는 타이틀곡 'I`ll Be Yours'를 통해 육감적인 이미지를 과시하고 있다. 팀 이름대로 "소녀"의 이미지를 떠올리자니, 너무 자라버린 그들을 직역해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 그리고 지금 이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성숙한 여성"의 느낌을 살리는 데는 리더 소진이 보유한 섹시한 이미지가 큰 힘이 된다.

그렇지만 소진은 이미 솔로곡 및 드라마 OST에 수차례 참여하며 보컬리스트로서의 열망을 드러낸 바 있다. 트렌디한 보컬이라기보다는 1980, 90년대에 들을 수 있었던 청순한 보컬을 연상시키는 가녀린 보이스를 지녔다. 덕분에 어떤 곡, 어떤 피처링진과도 무난하게 어울린다. Dok2와 함께 한 'Finale', 블락비 (Block B) 지코 (ZICO)가 피처링한 드라마 "가면" OST '아프다' 등을 비롯해 걸스데이 멤버 혜리가 주연을 맡았던 tvN "응답하라 1988" OST '매일 그대와'를 부르기도 했다.

소녀시대

태연 (TAEYEON)

걸 그룹 리더들 중에 음악적으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멤버라면, 역시 소녀시대 태연을 꼽아야 할 것이다. 데뷔 후 드라마 OST로 여러 차례 주목을 받았고, 소녀시대 단체 활동에 이어 유닛 태티서 활동을 통해 끼 많은 퍼포머로서의 능력 또한 증명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태연은 팬덤 바깥의 대중에게서도 고르게 사랑을 받으며 가수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왔다.

2015년, 그는 동화에 나올 법한 신비스러운 외모를 뽐내며 솔로 미니앨범 [I]를 발표했다. 이 앨범은 여러모로 흠잡을 데 없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솔로 가수 태연"이라는 이미지를 대중에 각인시켰다. 다만 아직까지는 노래 이외에 엔터테이너적 기질을 뽐낼 수 있는 연기, 예능 활동 등에는 큰 욕심이 없어 보인다. 대신 태연은 꾸준한 음악 활동을 통해 어엿한 솔로 보컬리스트로 자리 잡은 기쁨을 자신의 팬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